레지스타(Regista), 딥라잉플레이메이커(Deep Lying Playmaker)
본 시리즈는 에프엠 입문 후 축구를 배워가는 축알못의 자습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축구 초보자 분들이 쉽게 접근하기에 좋을 수 있겠으나, 축구 고수 분들이 보기에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에프엠 전술 생성 후 대강 빠른 선발을 누르면 중앙 미드필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포지션이 딥라잉플레이메이커인 것 같습니다. 같은 위치에서 뛰는 포지션 중 레지스타라는 포지션도 있습니다. 혹자는 레지스타와 딥라잉플레이메이커가 같다고도 하고, 다르다고도 합니다. 오늘은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주 간단하게는 수비수 바로 앞 후방에서 볼을 배급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보다 세부적인 역할과 변천사는 아래 내용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레지스타와 딥라잉플레이메이커, 같은 건가요? 다른 건가요?
먼저 두 용어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레지스타와 딥라잉플레이메이커는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수비수 앞 후방에서 뛰는 위치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이 때문에 두 용어를 혼용해서 쓰기도 합니다.
다만 엄밀하게 파고든다면 느낌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탈리아의 전설 ‘안드레아 피를로’ 사대의 레지스타 포지션은 수비적 부담은 적게 가져가고, 경기 흐름을 지배하고 창의적 볼 배급을 하는 역할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다만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오늘날에는 보다 수비적인 역할, 탈압박 능력 등이 강조되고 있는데, 딥라잉플레이메이커라는 용어를 쓰면 이렇게 수비적인 역할이 강조된 포지션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레지스타(Regista)의 등장배경과 대표 선수 ‘안드레아 피를로’
레지스타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연출가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어 레지스타가 딥라잉플레이메이커와 별개로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이유는 이 포지션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과 활용이 이탈리아에서 먼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개인 기술과 기회 창출이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항하여 나온 전술이 현대축구의 대세가 되는 압박전술입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들은 심화되는 대인수비와 강한 압박 속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힘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감독들은 공격적으로 창의성을 갖춘 공격형 미드필더들을 압박이 덜한 포지션으로 보내 공격작업에서의 창의성을 확보하고자 했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후방인 후퇴한 포지션이 바로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인 것입니다.
레지스타의 대표적인 선수는 위해 월드컵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던 ‘안드레아 피를로’라는 이탈리아 선수가 있습니다. 피를로는 이 포지션의 개념을 정립시켰다고 봐도 될만한 대표 주자입니다. 피를로 역시 인테르 시절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으나 윤곽을 드러내지 못하고 후방으로 내려와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어게 되며 전설을 써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피를로의 플레이 모음 영상입니다.
https://youtu.be/z1_ABQrlDJc
레지스타의 역할과 한계
레지스타에게는 탁월한 시야, 패싱 능력 및 전술적 이해력이 필요합니다. 레지스타는 게임의 리듬을 조절하고, 깊은 위치에서 공격을 이끌어내는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레지스타는 수비적으로 크게 기여하지 않아도 되며, 팀의 공격 리듬과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 때문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와 조합시켜 상호보완하는 전술이 많았다고 합니다. 지능적이고 빠른 판단력과 게임을 읽고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러한 독특한 특성 때문에 이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는 선수 자체가 흔하지 않다고 합니다.
정통적 개념의 레지스타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먼저 앞서 말했듯 후방에 있으면서도 수비적인 부분이 약하다는 것이 그 첫번째입니다. 후방에서 볼을 빼앗긴다면 바로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공격창출을 이 선수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레지스타가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하거나 상대가 대처법을 준비한다면 경기를 이끌어나가기 힘들어집니다. 더욱이 전방에서부터의 압박이 강조되는 오늘날에는 레지스타가 활약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현대 축구에서의 딥라잉플레이메이커
위와 같은 정통 레지스타의 한계로 오늘날의 딥라잉플레이어는 그 역할이 조금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앞서 적었던 정통 레지스타는 더 이상 2010년대 이후 압박전술이 주가 되는 현대축구의 흐름상 나타나기 힘들고, 감독들이 기용을 꺼리기 때문에 안드레아 피를로가 '현대축구의 마지막 레지스타'라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날 현역으로 뛰면서 앞서 말했던 개념의 레지스타와 가장 비슷한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선수로는 첼시에서 우승을 이끌고 최근 아스날로 임대 이적한 ‘조르지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강한 압박과 빠른 반격에 주력을 두는 팀들이 늘어나면서, 수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더 발전된 딥라잉플레이메이커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공격을 이끌고 볼을 배급하기도 하지만,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피를로처럼 위로 올라가 페널티 박스로 패스를 보내며 직접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보다는 후방에 더 머무릅니다. 압박을 견뎌내고 공격의 활로를 제공합니다. 또한 풀백이 위로 올라갔을 때 수비인원을 채워주기도 합니다. 아약스를 거쳐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프랭키 더용’ 선수가 현재 축구 트렌드에 맞는 진화한 딥라잉플레이메이커의 대표 선수입니다.
프랭키 더용의 활약 모음 영상
https://youtu.be/zLcQVp5gw-U
마무리
흔하지 않아 꽤나 독특한 포지션이었던 레지스타, 그리고 레지스타의 대명사 안드레아 피를로, 2010년대 이후 압박 축구 트렌드에 따라 더 이상 나타나지 않게 된 레지스타의 현재 모습, 오늘날 현대 축구에서의 수비적인 역할이 강조된 딥라잉플레이메이커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해외 아티클, 나무위키, 유튜브 영상 등등 많은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한 가지 느낀점이 있다면 ‘축구는 끊임없이 진화하는구나’ 라는 것입니다.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전술과 역할이 등장하고, 그것을 공략하기 위해 또 다시 새로운 전술과 역할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이 전세계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알아간다면 앞으로 축구를 볼 때 훨씬 풍부하고 재미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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