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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도킹 앵콜 콘서트 후기 및 세트리스트

버트란드삐 2023. 7. 3. 21:48

어제(일요일) 이승윤 도킹 투어의 앵콜 콘서트, 마지막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원래 이승윤 팬은 아니었는데, 가족 중에 이승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함께 가보게 됐습니다.

콘서트가 시작하자마자 "이건 좋을 수 밖에 없다" 라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밴드 라이브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어요. 신나는 음악, 강렬한 음악, 슬픔, 희망 등등 다양한 감정을 담은 무대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2시간의 콘서트가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느꼈으니, 다채롭고 흥미로운 공연이었습니다.

일렬로 서서 둠칫둠칫 귀엽게 연주했던 어쿠스틱 무대의 구성이 좋았다

특히 어쿠스틱 무대는 귀엽고 따뜻해서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세월호 사고의 슬픔을 노래했다는 ‘기도보다 아프게’라는 노래를 부르는 무대에서는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슬픔을 노래로 위로해주고, 모두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예술가의 긍정적 역할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노래들의 가사가 시적이면서도 아름답고 개성있어서 참 좋다고 느꼈습니다.

이승윤은 거의 토크 없이 노래로 쭉 달리는 스타일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보통 콘서트에서 토크가 긴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조금은 숨을 쉬어가는 타이밍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노래만으로 달리는 공연이었어요.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관람객의 연령대가 굉장히 폭넓었다는 거였어요. 젊은 사람부터 노년층까지, 친구들, 모녀, 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온 듯 했습니다. 모두가 즐길 수 있고, 어떤 연령대에도 공감을 줄 수 있는 음악과 무대라는 점에서 참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앵콜 콘서트의 마지막 공연이었기 때문에 (분명 n회차 공연을 뛰러온 것처럼 보이는) 팬들과의 호흡도 좋았어요. 무대형 가수(?)라는 인식이 있어서 앵앵콜을 기대했는데, 앵앵콜은 없었다고 합니다… 콘서트의 여흥이 남았는지, 관객이 퇴장할 때 나오는 노래에 맞춰 스탠딩 관객들이 본인들끼리 뛰어놀고 즐기는 모습도 보는 기억에 남았습니다.

모두가 퇴장하지만 여전히 뛰놀던 분들👍



이승윤 도킹 콘서트는 기대 이상의 콘서트였습니다. 라이브 음악을 사랑하는 저로서는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고, 이승윤의 음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해준 것 같아요.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이승윤의 콘서트를 갈 것 같습니다.

이승윤 도킹 앵콜 콘서트 세트리스트

야생마
구름 한 점이나
코미디여 오소서
누구누구누구
무명성 지구인
가짜 꿈
게인 주의
굳이 진부하자면
기도보다 아프게
새벽이 빌려 준 마음
한 모금의 노래
폐허가 된다 해도
허튼소리
언덕나무
가끔은
교재를 펼쳐봐
말로장생
꿈의 거처
도킹
날아가자
들려주고 싶었던
비싼 숙취
흩어진 꿈을 모아서
애칭
우주 라이크 섬띵 투 드링크
웃어주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