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비타민D 부족
임신 16주 정기검사 결과 문자 한 통이 왔다.
[XXXX산부인과 검사결과 안내]
XXX님 비타민D검사 결과 22.92 (기준30~100)으로 부족상태입니다 비타민를 꾸준히 복용하세요
이미 임신 초기부터 4개월간 2000IU를 먹고 있었다.
그런데 왜 부족일까? 불안해서 여러가지로 알아보았다.
임산부 비타민D 부족 수치, 22.9면 심각한 걸까?
기준은 하나가 아니다.
미국 IOM은 20ng/mL 이상이면 충분하다고 봤고, 내분비학회는 2011년에 30ng/mL 이상을 권장했다.[1][2]
병원 문자의 '30~100'은 후자에 가깝다.
2024년 내분비학회 지침은 30을 목표치로 더는 지지하지 않는다.[3]
내 수치 22.92ng/mL는 약 57nmol/L다.
유전학 연구에서는 약 50nmol/L 아래에서 위험이 커지고 그 위로는 효과가 평평해졌다.[4]
30 미만이라는 이유만으로 큰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산모와 아기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확실한 것, 가능성, 불확실한 것으로 나눠 보았다.
확실한 것
아주 심한 결핍은 뼈 질환(구루병, 골연화증)과 연결된다.
아기에게는 신생아 저칼슘혈증이나 선천성 구루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중증 결핍일 때의 이야기다.
가능성이 있는 것
산모는 임신성 당뇨와 자간전증이다.
2019년 Cochrane 리뷰에서 비타민D 보충은 자간전증, 임신성 당뇨, 저체중아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있었다.[5][6]
다만 시험마다 결과가 엇갈린다.
아기는 천식이다.
덴마크와 미국의 시험을 합친 분석에서 산모가 고용량을 먹었을 때 3세까지 천식·반복 쌕쌕거림 위험이 약 25% 줄었다.[7]
아직 불확실한 것
수치가 낮은 사람이 병에 더 잘 걸린다는 관찰 연구는 많다.
하지만 보충제 시험에서는 재현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8]
아프면 야외 활동이 줄어 수치가 낮아질 수도 있어서, 원인인지 결과인지 가르기 어렵다.[9]
출산 후에도 중요하다.
모유의 비타민D는 엄마 수치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먹는데도 수치가 안 오르는 이유
- 용량 부족: 원래 수치가 많이 낮았다면 2000IU로는 목표치까지 올라가기 어려울 수 있다. 대략 100IU를 먹을 때 혈중 농도가 0.7~1ng/mL 정도 오르는 걸로 알려져 있고, 개인차가 크다.
- 임신 중 요구량 증가: 태아에게 전달되고, 임신 중 비타민D 대사가 달라져서 필요량이 는다.
- 흡수율: 비타민D는 지용성이라 식사(특히 지방이 있는 식사) 지방이 든 식사와 함께 먹으면 흡수가 더 잘된다는 연구가 있다.
- 복용 일관성: "꾸준히"라고 해도 빼먹는 날이 있으면 평균 섭취량이 줄어든다.
- 개인 요인: 체지방량이 많으면 지방조직에 저장되어 혈중 농도가 덜 오르고, 유전적 차이(대사·결합단백질)도 영향을 준다.
- 검사 시점: 가을·겨울로 갈수록 자연 합성이 줄어든다. 4개월간 올랐는데도 이 정도라면 시작 수치가 매우 낮았을 수 있어요.
의사 선생님께 들은 것 (햇빛을 많이 쐬는 것으로 가능할까?)
약 1주일 뒤 집에서 가까운 서브 산부인과를 찾아, 직접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았다.
- 수치는 이 정도면 큰 문제가 없다.
- 영양제 용량을 4000IU로 올려도 괜찮다.
- 주사는 엉덩이 주사 후 혹이 나 불편할 수 있으니 굳이 맞지 말자.
- 햇빛은 한국의 위치상 쬐는 것보다 영양제를 먹는 편이 낫다.
참고로 겨울철 한국은 자외선B가 약해 피부 합성이 크게 줄어든다고 한다.
음식은 연어, 고등어 같은 생선(익혀서), 달걀노른자, 강화우유가 있다.
간은 임신 중 비타민A 과다 위험이 있어 피하라고 한다.
결국 햇빛과 음식만으로 채우기는 어렵다는 결론이다.
한국 사계절과 비타민D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다.
그렇다면 비타민D도 계절을 탈 것이다.
한국 국민의 비타민D 수준도 같이 궁금해졌다.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성인 분석에서 30ng/mL 이상인 사람은 남성 12.2%, 여성 6.4%였다.[10]
기준을 30으로 잡으면 대부분이 '부족'인 셈이다.
청소년 연구(2008~2009)에서는 20ng/mL 미만 결핍 비율이 여름 53.7%, 겨울 90.5%, 봄 89.1%였다.[11]
겨울과 봄에 확 떨어진다.
문자의 '부족'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생활 환경의 문제일 수도 있다.
마무리
작은 것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 임신 생활이다.
나 혼자의 건강이 아니라, 소중한 태아가 있으니 무엇이든 걱정하게 되고, 확실하게 하고 싶어진다.
이 글도 나와 비슷하게 비타민D 부족으로 여러가지 걱정을 할 다른 분들을 위해 작성해보았다.
여러가지 내용들을 살펴보니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현재 나는 비타민D 영양제 용량을 4,000IU로 올려서 먹고, 가능하면 햇빛을 쐬는 산책을 자주 하려고 한다.

■ 참고 자료
- Harvard Health, "Vitamin D: What's the 'right' level?" https://www.health.harvard.edu/blog/vitamin-d-whats-right-level-2016121910893
- 임신 중 비타민D 권고 수준 비교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5014971
- University of Minnesota College of Pharmacy, 2011·2024 지침 비교 https://www.pharmacy.umn.edu/vitamin-d-dilemma-comparing-2011-2024-vitamin-d-guidelines
- Sutherland JP et al., Ann Intern Med 2022 https://www.ukbiobank.ac.uk/publications/vitamin-d-deficiency-increases-mortality-risk-in-the-uk-biobank-a-nonlinear-mendelian-randomization-study/
- Cochrane 2019, Vitamin D supplementation for women during pregnancy https://pubmed.ncbi.nlm.nih.gov/31348529/
- Cochrane 2019, Regimens of vitamin D supplementation for women during pregnancy https://pubmed.ncbi.nlm.nih.gov/31581312/
- Wolsk HM et al., PLoS ONE 2017 (VDAART·COPSAC 통합 분석)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5659607/
- Autier P et al. 연구 소개 (Medical News Today) https://www.medicalnewstoday.com/articles/269768.php
- Critical Appraisal of Large Vitamin D RCTs (PMC)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8778517
- Choi EY, 한국 성인의 25(OH)D 상태와 결정 요인 (KNHANES 2008) https://apjcn.qdu.edu.cn/21_4_20.pdf
- 한국 청소년의 비타민D 결핍 계절 변동 (KNHANES 2008~2009)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028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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