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살면서 가끔 미국이나 다른 해외 국가의 날씨를 확인해 보면, 화씨온도가 나오곤 합니다.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화씨를 왜 사용하는 걸까요? 섭씨 척도에서는 물이 어는점이 0°C, 끓는점이 100°C로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인데, 화씨 척도는 그렇지 않아 보여요. 화씨 척도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며, 화씨를 사용하는 이유와 장점은 없는지 알아볼까요? 이 글에서는 섭씨와 화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로 '섭씨'와 '화씨'는 영문 표기법인 Celsius와 Fahrenheit가 과거 한자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던 시기에 한자어로 번역되어 들어온 것으로, Celsius는 '셀시우스'의 한자어인 '攝氏(섭씨)'로 표기되고, Fahrenheit는 '華氏(화씨)'로 표기됩니다. 이는 현재에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섭씨(°C, Celsius)
섭씨 척도는 스웨덴의 천문학자 안데르스 셀시우스(Anders Celsius)가 1742년에 제안한 온도 척도로,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섭씨 척도의 핵심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물이 어는 점: 0°C
- 물이 끓는 점: 100°C
- 온도 간격: 1도 간격은 1/100에 해당하는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 사이의 차이를 기준으로 합니다.
섭씨 척도는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인 온도 척도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섭씨 척도는 과학 연구에서 온도를 표기하거나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온도를 전달하는 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물의 어는 점과 끓는점은 기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높은 산과 같이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압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한라산(1950m)에서는 물이 약 95°C에서 끓고, 백두산(2744m)에서는 물이 약 90°C에서 끓습니다. 이처럼 고도가 높아질수록 물의 끓는 온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산에서 밥을 지을 때는 설익은 밥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섭씨 척도의 기준은 표준 대기압(1기압, 약 1013.25hPa)에서 물이 어는 온도인 0°C와 끓는 온도인 100°C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은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며,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온도 범위를 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화씨(°F, Fahrenheit)
화씨 온도 척도는 미국과 몇몇 카리브해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며, 다니엘 가브리엘 파렌하이트 씨가 1724년에 개발했습니다. 이 척도에서는 물의 어는점을 32도 화씨로, 끓는점을 212도 화씨로 정합니다. 왜 굳이 32도, 212도일까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파렌하이트 씨는 화씨 척도를 개발할 때 물의 어는점을 기준으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얼음/소금물/물 혼합물의 온도를 '영도(0도)'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체온을 '96도'로 측정하고, 0~96도 범위를 따라 척도를 나눴습니다. 이 척도에서 순수한 물의 어는점은 32도(끓는점은 212도)가 됩니다. 이후에는 척도를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을 기준으로 다시 조정했습니다. 이렇게 조정한 뒤에는 맨 처음 기준이 되었던 체온이 96°F 에서 98.6°F로 조정되었다고 하네요.
한국인들에게는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화씨이지만, 화씨 척도에도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화씨 척도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도 범위에 적합한 척도로 여겨집니다. 0°F는 매우 추운 겨울 날씨를 나타내며, 100°F는 여름철 매우 더운 날씨를 나타냅니다. 이러한 온도 범위를 쉽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농업 등 일부 분야에서는 여전히 화씨 척도가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기온 범위도 화씨 척도로 나타내면 0°F부터 100°F 사이에 거의 포함됩니다. 서울의 최저 기온과 최고 기온은 각각 대략 0°F ≒ -17.8°C와 103.3°F ≒ 39.6°C에 이릅니다. 홍천의 경우에는 -15°F ≒ -26.1°C와 105.8°F = 41.0°C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화씨 척도는 일상생활에서 온도 변화를 이해하기 쉽게 표현해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섭씨 척도는 물의 빙점과 끓는 점을 기준으로 한 척도이기 때문에, 과학적 연구나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더 적합하다고 여겨진다고 합니다.
섭씨와 화씨 간 계산방법
섭씨와 화씨 간의 변환은 아래와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화씨를 섭씨로 변환하는 공식
°C = (°F - 32) × 5/9
화씨 온도에서 32를 빼고, 그 결과에 5를 곱한 뒤 9로 나누면 섭씨온도가 됩니다.
섭씨를 화씨로 변환하는 공식
°F = °C × 9/5 + 32
섭씨 온도에 9를 곱하고, 그 결과에 5를 나눈 뒤 32를 더하면 화씨온도가 됩니다.
예를 들어, 섭씨 30도는 화씨로 변환하면 86°F가 되며, 화씨 70도는 섭씨로 변환하면 약 21.1°C가 됩니다. 이러한 계산 방법은 대부분의 계산기에서도 지원되며, 인터넷에서도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온라인 계산기가 많이 제공됩니다.
마무리하며
우리는 매일 날씨를 확인하죠. 온도는 우리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온도를 측정하고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언제나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섭씨와 화씨는 각각의 척도에서 고유한 특성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척도를 사용할지는 사용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과학 분야나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섭씨 척도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며, 일상생활에서는 온도 범위를 이해하기 쉽게 표현해 주는 화씨 척도가 유용합니다. 또한, 일부 나라에서는 화씨 척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온도 척도를 이해하고 구분할 수 있는 것은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유용한 요소가 될 수 있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섭씨와 화씨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온도의 끝'에 대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온도는 무한히 낮아지거나 높아질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서부터 출발하여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또 다른 온도 척도인 '켈빈(K)'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접하게 된 켈빈이라는 온도 척도를 이해하기에 앞서 익숙한 온도 척도인 섭씨와 화씨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본 것이죠. 따라서 다음 글에서는 '켈빈이라는 온도 척도와 온도의 끝'에 대해서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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